김호광 싸이월드Z 대표는 새로운 싸이월드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비다. 일종의 ‘콘텐츠 당근마켓’으로 사용자가 콘텐츠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제작·공유하고 합당한 보상을 지급받는 곳이 되는 셈 입니다. 콘텐츠 공유 핵심은 ‘커뮤니티’ 입니다. 일촌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공통의 취향이나 관심사를 중심으로 모여 마켓을 형성하는 구조입니다.
중심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음악이 싸이월드 특유의 메트로 감성을 살리고 플랫폼을 잇는 주요 매개체라고 봤습니다. 김호광 대표는 "싸이월드만 오픈한다고 이용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음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연계하고 마켓, 결제, 커머스 등이 접목돼 사용자 니즈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싸이월드는 싸이클래식, 싸이뮤직, 싸이클럽, 싸이클라우드, 싸이 메타버스 등 5가지 서비스로 구성되며 주요 플랫폼은 싸이클럽입니다. 텍스트와 음성 기반으로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사용자는 싸이클럽을 통해 자신과 관심사가 비슷한 일촌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선물을 보내거나 후원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즐겨듣는 음악 재생 목록을 공유하고 이를 커뮤니티에 알리며 홍보도 가능합니다. 싸이월드 생태계에서 결제 수단은 코인입니다. 이용자는 각각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며 코인을 지급하거나 리워드로 보상받숩나다. 사진과 영상, 라이브 채팅, 녹음파일 등 모든 콘텐츠는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보유한 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다만 김 대표는 자칫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가 코인 상장 이슈에 가려져 제대로 주목받지 못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그는 "토큰 상장을 언급하면 서비스가 안보인다. 코인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에 주목해야 한다"며 "서비스를 투기 수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정식 서비스 개시 전에 토큰 상장을 약속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싸이월드 정식 부활까지 김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습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이전하고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최대 4개월쯤 걸릴 전망입니다.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언론 대응과 메시지 전달에 소홀할 수 없지만, 인력 대부분이 서비스 개발에 집중돼 있어 여의치 않은 실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수 많은 루머와 의혹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상장된 'MCI코인'이 '싸이클럽'으로 이름을 바꾸는 리브랜딩을 통해 가격이 1시간 만에 39원에서 52원으로 3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코인 가격은 더 상승하면서 3일 한때 62원까지 올랐습니다.
이는 싸이월드와 협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미 공개된 백서(코인 사업계획서)에 관련 내용은 담겼지만 거래소에서 이름을 변경했다는 이유만으로 단시간에 가격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리브랜딩은 코인의 명칭과 로고가 변경되는 것을 말합니다. 추가로 백서까지 변경해 사업 방향 등을 바꾸기도 합니다.
싸이클럽을 운영하는 MCI재단의 싸이월드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싸이월드를 연계한 음성·텍스트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싸이클럽은 올해 3분기에 시범 오픈하고 내년 1월 정식으로 문을 연다고 돼 있는데 아직 서비스를 출시하지도 않은 채 코인만 우선 만들어둔 셈 입니다.
일부에서는 싸이월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싸이월드제트'가 대형 거래소에 코인을 새로 상장하는 것이 어려우니 기존 코인을 이름만 바꾸는 '리브랜딩' 전략을 택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싸이월드제트는 크리에이터 육성기업 MCI재단과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하는 내용의 합의서를 지난 4월 체결한 바 있습니다. 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지난 1년 사이 10여 개가 넘는 코인이 로고와 명칭을 바꾸거나 백서를 수정하는 등 리브랜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를 포함하면 이런 리브랜딩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리브랜딩 이후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지난 3월 '피체인' 코인이 '플리안'으로 명칭과 로고를 변경했는데 변경 전날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코인 가격이 60%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업비트에 상장된 '아이텀게임즈' 코인은 지난 4월 '아이텀'으로 명칭을 변경한 직후 50% 넘게 가격이 올랐습니다.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리브랜딩이 주식시장에서 회사 이름을 이미지 개선을 위해 바꾸는 것과 유사하다고 분석합니다. 다만 주식시장에선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을 거치는 것과 달리 리브랜딩 권한은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재단에서 결정하고 있어 시세조종과 자금세탁 등 가능성이 크다는 염려도 제기됩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브랜드를 사용하는 권한이나 경영 방침 등은 전적으로 발행 재단 측에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