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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 근처에서 24일 새벽 발생한 12층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이날 오후 현재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습니다. 당국은 최소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고 집계하고 있으나 인명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사고가 발생한 마이애미데이트카운티 경찰은 '워싱턴 포스트'에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 가운데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102명은 행방을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들이 실종됐다거나 붕괴 시점에 건물 안에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안전을 알려주는 등 연락이 닿지 않는 이들이 99명이라는 것 입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술구조팀, 수색견 등을 투입해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에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당국은 잔해 속에서 37명을 구조했습니다. 론 드산티스(공화당) 플로리다 주지사는 “비극적인 날”이라며 “추가로 생존자를 찾아내기를 여전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사고 현장에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즉시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건물 구조물을 분해할 때 잔해가 쏟아져 당국은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앞서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지역 해변에 자리 잡은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의 일부가 24일 오전 1시30분께 붕괴해 1명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다쳤습니다. 136 가구 가운데 55 가구 이상이 순식간에 무너졌습니다. 붕괴하지 않은 쪽에 20년 가까이 살아왔다는 레이사 로드리게스(59)는 '뉴욕 타임스' 에 사고 발생 당시 흰 연기 기둥을 봤다며 “앞문을 열어보니 건물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비상계단을 통해 탈출한 그는 “많은 친구들을 잃었다. 그들(구조대)은 이 사람들을 못 찾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는 이 아파트 거주자들은 마이애미의 특성대로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출신과 정통 유대교인 등이 뒤섞여 사는 걸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오후 현재까지 한인 피해자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미 언론은 이 아파트가 1981년 습지 위에 건설됐으며, 2020년 한 민간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 이후 서서히 가라앉아왔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서프사이드의 티나 폴 부시장은 이 아파트가 안전 점검을 통과한 이튿날 붕괴했다고 밝혔습니다. 붕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근 이 아파트가 지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CNN 방송이 전했습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의 도시환경건설공학대 교수인 네카티 캣버스 교수는 팬케이크 붕괴는 건물의 저층이나 기초가 손상돼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붕괴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층이나 기초에 지지 구조가 없으면 꼭대기 층부터 아래 층으로 점진적으로 무너진다고 그는 부연했습니다. 이런 팬케이크 붕괴는 플로리다에서 흔하지 않다고 플로리다 대학 강사이자 소방응급 구조 코디네이터 제프 린지는 지적했습니다. 건물 하단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지진 보다는 차라리 바람 피해가 많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9·11 테러 당시 쌍둥이 빌딩이 대표적인 팬케이크 붕괴 사례입니다. 비행기가 빌딩의 측면과 충돌했을 때 건물의 뼈대가 파손됐습니다. 상층부부터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팬케이크 붕괴는 잔해 속 빈 공간이 없기 때문에 다른 붕괴보다 위험합니다. 파브르는 구조도 복잡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무너지지 않은 구조물이 불안정하고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을 걸어다닐 때 그들에게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엔 130개가 넘는 호실이 있었다고 알려져 앞으로 사망자와 부상자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CNN에 따르면 아직 이번 붕괴 사건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붕괴를 초래한 정확한 요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건물 붕괴 사건은 이른바 '팬케이크 붕괴'였기 때문에 구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CNN에 따르면 마이에미데이드의 소방구조대장 제이슨 리처드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팬케이크 붕괴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팬케이크 붕괴는 건물의 바닥이 무너지고 그 위에 또 다시 건물 바닥이 무너지는 방식을 팬케이크를 여러 장 겹친 모양에 빗대 설명한 것 입니다. 소방당국 특수구조대원을 지냈던 그렉 파브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팬케이크 붕괴 시 모든 층이 쌓이는 경향이 있어, 모든 무게가 바닥 아래로 수평을 이뤄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각 층이 붕괴될수록 무게는 계속 쌓이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오후 콘도 붕괴 현장 남쪽 ‘노스 쇼어 파크 비치’ 인근 도로로 들어서자 플로리다주 각지에서 온 소방서 구조 지원 차량이 길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었습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차량도 여러 대 눈에 띄었습니다. 소방관 딕슨은 기자에게 “교대로 현장에 들어가 실종자를 구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언제 복귀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공원 쪽 경찰 통제선을 통과해 미국 주요 방송사의 생중계 현장을 지나가자 무너진 콘도 건물 쪽 철망에 실종자 추모벽이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실종자의 환한 웃음이 담긴 얼굴 사진 30여 장과 추모 포스트잇, 꽃송이가 여기저기 꽂힌 모습이었습니다. 구조 당국은 붕괴 현장 더 가까운 쪽으로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해변을 남북 양쪽에서 완전히 차단한 상태였습니다. 산책 나온 주민, 멀리서 일부러 찾아온 시민, 해수욕을 하다 수영복 차림으로 온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바리케이드 앞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인들에게 또 한 번의 트라우마로 다가오는 듯 합니다. 은퇴한 해안경비대원 엠브리엘은 “9월 11일이 생일인데 2001년 9ㆍ11테러를 TV 생중계로 보면서 충격을 받고 영원히 못 잊게 됐다”며 “이번 사고도 여러 사람들에게 그렇게 각인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서프사이드 당국이 공개한 2018년 보고서를 토대로 붕괴한 콘도가 3년 전 점검 때 심각하게 손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 더 아래에 있는 콘크리트판 모두 하자와 손상투성이였다. 콘크리트 기둥과 벽에 금이 가고 바스러진 부위도 관측됐다고 합니다. 아파트 관리를 맡은 주민위원회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조만간 대규모 보수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콘도 건물에 다양한 문제가 있었지만 적절한 조처가 늦었다’는 점에서 결국은 인재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특히 1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후진국형 사고가 미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사고를 조기에 수습하지 못하는 이유 등에도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슬레이터씨는 “주위에서 어떻게 미국에서 이런 사고가 벌어질 수 있는지 한탄하는 목소리가 많다”며 “수십 년 부실하게 공사했던 결과가 하나씩 드러나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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