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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은행 및 보험사들의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자,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12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2%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에 그쳤습니다.

이와 관련,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물가에 대한 기저효과, 경제 정상화에 따른 항공·호텔 서비스 품목 가격 상승, 신차 공급 부족으로 인한 중고차 가격 상승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높게 나온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으나,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 인플레이션 급등 불안감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과지급준비금리(IOER)와 역레포 금리(RRP)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큰데, 그 전까지 시장 참여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은행 및 보험사들과 달리 증권사들의 주가는 대체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가파른 상승세를 고려해 기준금리의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등 양적완화 축소에 나선다면, 증시 투자 심리는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한 것으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판단이 들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미 중앙은행(Fed)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같은 긴축 기조는 주식과 채권 등 여러 자산가치에 변동을 가져오고 국가간 돈의 흐름도 바꾸게 됩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의 경제지표 동향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이유입니다.

미 Fed의 목표는 물가안정과 고용증대입니다. 두 가지를 근거로 기준 금리와 자산매입 등의 통화정책을 결정합니다.이 중 물가가 눈에 띄게 들썩이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리 목재 옥수수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옥수수 값은 올 들어 50% 폭등했고 대두 가격도 2012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습니다. 목재 가격은 작년보다 4배 가량으로 뛰었습니다. 그 영향에다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집값이 크게 뛰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쌀로 꼽히는 구리 가격은 역대 최고치 수준으로 올라 있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공급난으로 자동차 가격(중고차 포함)이 오르고, 미국 최대 송유관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해킹으로 공급이 중단되며 기름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선식품과 가전제품까지 덩달아 들썩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역대급 상승에는 미국 정부의 실업수당 지급 등 재정정책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실업수당(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게 미 서비스업계 평균임금(시간당 16.63달러)와 엇비슷합니다. 당연히 일할 할 필요가 없어지고, 업계서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급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급여를 높이면 수요가 살아나며 다른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은 최근 인플레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최근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상당한 인플레이션을 보고 있다"며 "사람들은 각자 주머니에 돈을 가지고 있고,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거의 매수 광풍이다. 미국 경제는 레드핫(red hot)"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장 내일이라도 미 중앙은행이 긴축에 나서도 하등 이상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정작 Fed는 느긋한 입장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여러차례 "올해 물가가 오르겠지만 원치 않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리처드 클라리다 Fed 부의장은 이날 CPI발표 후 가진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물가 상승은 기저효과이며 일시적인 영향만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인플레이션은 2022년과 2023년에 우리의 2% 장기 목표나 일부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물가가 오르지만 일시적 요인 때문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긴축은 내년이나 내후년 가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Fed는 최근 소비자물가 인상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을까요. 우선 기저효과라는 설명입니다. 미국은 작년 4월부터 코로나 19 확산이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조한 경제지표때문에 올해 4~5월 물가지수는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해석입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몇 달 혹은 몇 분기 동안 일시적인 인플레 상승을 예상해 왔다"며 "이번 물가 상승도 우리가 대비해온 것이며 대부분의 경제학자는 일시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번째는 반도체나 기름 공급상의 문제로 일시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사키 대변인은 CPI가 급상승한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중고차 가격 상승 영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공급이 더뎌지자 중고차 시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설명입니다. 중고차 값은 10% 가량 급등하며 CPI를 예상밖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겁니다. 일시적 요인으로 보는 다른 이유는 불안한 다른 경제지표에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4월 미 고용지표는 기대치에 한참 못미칩니다. 신규고용 인력도, 실업률도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미쳤습니다. 경제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설명입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천문학적 지출계획이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옵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4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일자리 및 가족계획 지출은 앞으로 8∼10년에 걸쳐 상당히 고르게 분포돼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논쟁은 앞으로 경제지표들이 추가로 발표될 때마다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도 인플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상황을 당분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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