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프리미엄(Kimchi premium)은 한국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시세가 해외 거래소 시세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가를 뜻하는 단어이며 해외 거래소보다 높을 경우 '김치 프리미엄이 끼어 있다.' 비슷한 정도로 낮아질 경우 '김치 프리미엄이 빠졌다.'라고 표현합니다. 본래 암호화폐에서만 쓰이는 말이었으나 금 거래에도 종종 등장하는 등 용례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2017년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암호화폐 붐이 일면서 유행한 신조어입니다. 구글 트렌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이전에는 거의 쓰이지 않았으며, 다른 의미의 '한국 프리미엄'만이 쓰였습니다. 2017년 5월 땡글이라는 암호화폐 전문 커뮤니티에서 한 사용자가 시세 정보를 알려주는 크롬 확장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처음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정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코인원 채팅방' 및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에서 '김프'라고 줄여 부른 단어가 크게 유행하면서, 다른 투자자들 사이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렇게 암호화폐 거래자들 사이에서만 주로 쓰이다가, 2018년 1월 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단어도 사용해 일반인들에게도 꽤 알려지게 됩니다. 보다 공식적으로는 한국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나, 다른 증권거래와 달리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김프'라는 단어가 더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고 일본인이 한국에 입국하여 비트코인을 팔아치워, 금괴 68kg(약 41억 원)을 가지고 출국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김프와 반대로 해외 거래소의 시세가 더 높으면 역(逆)프가 끼었다고 합니다. e스포츠에서도 가끔 쓰이는 단어입니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e스포츠에 강한 면모를 보이면서, 상대팀보다 한국인 선수가 더 많은 e스포츠팀을 '김치 프리미엄'이 끼어있다고 표현합니다. 2021년에 다시 한번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해외 거래소에 비해 1천만원 가량 높은 시세를 형성했습니다. 2017년의 금괴 사건처럼 시세 차익을 노린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워낙에 변동성이 심하고 오르내리는 데 이유가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코인판에서 확실히 믿을만한 지표는 없지만, 김프는 그나마 어느정도 신빙성을 갖춘 지표 중 하나입니다. 모든 종목의 김프가 비정상적으로 높거나 본인이 가진 종목이 해외 가격은 떨어지고 있는데 한국 가격을 김프로 겨우 부여잡고 있는 상황이라면 언제 터지고 주저앉을 지 모를 위험성이 크므로 익절선에 있다면 빠른 현금화 후 일단 관망을 하며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권장됩니다. 반대급부로 급등하는 종목이 혼자서 김프가 다른 종목보다 낮거나 심하면 역프가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국내 시장의 상승세가 해외 시장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의미이므로 ‘상승세가 유지만 된다면 나중에 김프까지 가산되어 더 큰 이득을 볼 수도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국내 거래소에만 상장되어 있는 코인이라면 김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국가간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즉시 차익을 노리고 싼 데서 사서 비싼 데서 파는 재정거래가 발생하므로 곧 가격차이가 해소되게 마련입니다. 직접 실물이 오가야 하는 것도 아닌, 온라인상에서 모든 것이 처리 가능한 암호화폐라면 특히 더 쉬워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가상화폐 시장은 외국인 거래가 막혀있으며, 거래소가 유동성을 공급하는것도 불법이며, 외화를 이용해 외국 거래소에서 구매하는 것 또한 외화유출및 환치기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을 노린 차익거래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바로 프리미엄이 낮을때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외국 거래소에서 달러로 바꿔두고, 프리미엄이 높을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들여와 원화로 바꾸는 형식입니다. 커뮤니티에서는 보따리꾼이라고도 합니다. 해당 방법은 환율 및 전송시간, 거래소 신뢰도 등으로 무위험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수익이 난다고 알려져있으며, 이런 거래로 인해 프리미엄이 일정 수치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2018년 초에는 엄청난 자금 유입으로 인해 보따리꾼들이 전부 원화로 바꿨음에도 프리미엄이 치솟아 한때 60%에 달한적도 있었습니다.
재정 거래를 전면적으로 풀어주는 방법과 국내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2018년 4월 기준 후자의 방법을 통하여 김치 프리미엄을 해결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소 입금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고 신규 가상계좌를 발급하지 않으니, 수요가 있더라도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2018년 초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진 근본적인 원인은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재정거래 전면 허용은 가능성이 희박했습니다. 정부 입장에선 빼도박도 못하는 외화 유출이기 때문. 외환 위기 사태로 크게 데인 경험이 있는 한국 정부가 이를 두고 볼 리가 없었습니다.
2019년부터 일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카드 결제로 암호화폐 구입이 가능해졌는데, 약 4~5%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김치 프리미엄이 5%를 초과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카드로 구매한 암호화폐가 국내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요즘은 김치 프리미엄이 5%를 넘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카드사에서 암호화폐 카드구매를 불을 켜고 차단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해외거래소의 카드구매는 승인거부가 뜹니다. 2021년 4월 3주 차 미국발 하락과 어른성수의 난 덕분에 역프 현상이 발생했고 4주 차에는 6% 김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