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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이 처음 등장했다고 블룸버그 통신과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이 19일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의 돈줄 조이기 시기가 예상보다 당겨질지 주목됩니다.

연준은 지난해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 규모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부터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과 2% 안팎의 물가상승률이라는 연준의 장기 목표를 향해 ‘상당한 수준의 실질적 추가 진전’을 보여줄 때까지 통화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지속적으로 밝혀 왔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19일(현지시간) 내놓은 지난달 27~28일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몇몇 참석자들은 “경제가 FOMC의 목표를 향해 계속 빠르게 진전할 경우 향후 언젠가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계획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를 올리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과 원자재 부족 사태가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이후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산업에서는 공급망 교란이 예상보다 더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한 위원들도 나왔습니다. 연준 인사들이 공개석상에서 “이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밝히는 것과는 온도차가 확연합니다. 미국 물가 지표 등이 예상을 웃도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의 미세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경기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밝히면서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방법을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의사록에서 나타난 연준 다수의 인플레이션 시각은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수의 위원들은 “경제가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루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전례 없는 시기”라며 “앞으로 일어날 어떠한 일에 대해서도 대비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지난달 14일 워싱턴경제클럽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 참석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어떠한 순서로 물러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2013~2014년 연준이 실시했던 테이퍼링을 교과서로 삼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은 지난 2013년 12월 벤 버냉키 전 의장 시절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고, 이후 2년 동안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파월 의장은 당시 기준금리를 올리기 훨씬 전에 테이퍼링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그동안 뿌렸던 돈을 충분히 거둬들인 뒤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가늠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구체적인 테이퍼링 시점에 대해서는 “미국의 경제 상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테이퍼링(tapering)은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취했던 양적 완화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출구 전략의 일종입니다. 사전적 의미에서 테이퍼링(tapering)은 "점점 가늘어지다", "끝이 뾰족해지다"라는 뜻이다. 테이퍼링이라는 용어는 2013년 5월 23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 준비 제도 의장이 의회 증언 도중에 언급하면서 유명한 말이 되었습니다.

정부는 경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이자율을 낮추고 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에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취합니다. 이러한 양적 완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달성하여 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할 때, 정부는 출구 전략의 일환으로서 그동안 매입하던 채권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정책을 취하는데, 이것이 테이퍼링입니다. 그런 점에서 테이퍼링은 '양적 완화 축소'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테이퍼링은 출구 전략의 일종이지만 출구 전략과 동일한 의미는 아닙니다. 정부는 출구 전략을 시행하기 위해 채권 매입 규모를 축소하는 테이퍼링 정책 이외에도 은행 이자율을 올리는 등 다른 방법으로도 통화량을 축소할 수 있습니다.

뉴욕증시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지표 개선에도 지수별로 엇갈렸습니다. 2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69포인트(0.36%) 오른 34,207.84로 장을 마쳤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6포인트(0.08%) 하락한 4,155.86을 기록해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4.75포인트(0.48%) 떨어진 13,470.99로 마감했습니다. 3대 지수는 이날 발표된 제조업 및 서비스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초반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IHS 마킷에 따르면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61.5로, 전월 확정치 60.5보다 높아졌습니다. 이날 수치는 지표가 집계된 이후 사상 최고치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60.5도 웃돌았습니다.

5월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70.1로, 전월 확정치 64.7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64.3도 큰 폭 상회했습니다. 5월 들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빠른 확장세를 유지한 셈 입니다. 전날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 수가 또다시 줄어들면서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안도감을 준 데 이어 5월 첫 주요 지표도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중국 당국의 규제 우려에 또다시 크게 하락하면서 기술주들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중국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는 이날 류허 부총리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 금융위험 예방·제어를 강조하면서 "비트코인 채굴·거래를 타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4만 달러대를 회복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12% 이상 하락하며 3만5천 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때마다 상대적으로 고평가돼왔던 기술주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사회기반시설(인프라) 지출 법안의 규모를 1조7천억 달러로 하향 조정해 제안했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측이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기존 사회기반시설 지출안의 대안으로 앞으로 10년간 1조7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지출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제안한 관련 지출안의 규모는 2조3천억 달러였다. 지출안 규모가 줄어들면서 양측의 합의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이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축소인 테이퍼링을 일찌감치 하자는 쪽으로 돌아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커 총재는 워싱턴포스트가 주최한 온라인 토론에서 자신은 차라리 일찌감치 하자는 쪽에 있다며 "우리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은 전일 공개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경제가 빠르게 개선되면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다수 위원의 의견이 전해진 이후 나왔습니다. 이날 발표된 4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보다 줄어들었지만, 주택 판매 가격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해 주택 시장은 여전히 과열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4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보다 2.7% 줄어든 연율 585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 기존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지난해 동월 대비 19.1% 오른 34만1천60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 포드가 전날 신규 전기 픽업트럭 F-150 공개 이후 12시간도 안 돼 사전 예약 물량이 2만 대에 달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6% 이상 올랐습니다.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주가는 4대 1 주식 분할을 발표하면서 2% 이상 상승했습니다. 주식 분할은 주식 수가 늘어날 뿐 기업 가치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주가가 낮아져 거래가 수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날 나스닥에 상장한 스웨덴 귀리 우유 업체 오틀리 주가는 첫날 18% 오른 후 이날 11% 이상 상승했습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표 개선으로 시장의 불안이 다소 진정됐다고 평가했습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키란 가네쉬 멀티 에셋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날 주간 실업 지표로 "미국의 노동시장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약간 안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라며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잦아드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불안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네쉬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과 함께 경기 모멘텀이 다시 돌아올 조짐이 있다면 여전히 시장에 좋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특히 경제 재개에 수혜를 보는 부문에 있어 그러하다"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6.7%로 반영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0.52포인트(2.52%) 하락한 20.15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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