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가 2,800억원 대 유상증자를 앞두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 16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일정의 지연, 연기로 연내 납입이 어려워지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최근 3년 중 2개년도에서 자기자본 대비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 손실 비율이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에 편입됩니다.
헬릭스미스는 지난해의 경우 이 비율이 54.36%를 기록한 데에 이어, 올해 상반기 33.25%를 기록해 올해에도 50%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헬릭스미스가 지난 달 18일 2,86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공표한 배경입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이미 발행된 각각 297억원, 800억원 규모의 제2·3회 사모 전환사채(CB)의 기한의 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해 원리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헬릭스미스는 19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29.27%(9,000원) 내려간 21,75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헬릭스미스 측은 "자사가 보유한 현금 등을 통해 상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연결재무재표 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93억여원에 불과합니다. 또 헬릭스미스는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투자신탁, DLT시탁, DLS, 전단채랩, 사모펀드, 사모사채 등 고위험 투자자산에 2,643억원을 투자했다고 같은 날 공시했습니다.
투자금 중 코리아에셋증권, 옵티멈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팝펀딩' 관련 사모펀드 3곳에 대한 투자금액은 390억원으로, 모두 최초 만기일이 도래했지만 아직 316억원을 상환 받지 못했습니다. 이외에 상환 중단 및 지급 지연된 다른 부실 펀드로는 독일 헤리티지 DLS에 투자한 25억원, 아너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에 투자한 74억원이 있습니다.
회사 측은 "투자금액에 대해 손상징후가 발생하였다고 판단되면 이를 전액 손상차손으로 인식할 수 있어 투자 원금 회수도 어려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상기 부실 자산 외에 추가적으로 보유중인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과 관련해, 상환 중단 및 지급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위험 투자자산에서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발생하면서 유상증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부 주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임시 주주총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선 3% 이상의 의결권을 모아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하고, 김선영 대표의 해임 및 전문 경영인 선임도 요청할 예정입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공시한 대로 유상증자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헬릭스미스가 지난 12일부터 5일간 미국에서 개최된 '2020 Cell & Gene Meeting on the Mesa' 컨퍼런스에 참석해 '엔젠시스(VM202)'의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번 발표에는 헬릭스미스 김선영 대표이사가 직접 나섰습니다. 'Cell & Gene Meeting on the Mesa'는 미국 재생의학연합(Alliance for Regenerative Medicine, ARM)에서 주최하는 세포 및 유전자치료 연례 컨퍼런스 입니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온라인에서 비대면 형식으로 진행됐고 120개 이상의 기업들이 온라인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지난 1년간의 유전자 치료와 유전자 편집, 조직공학 및 재생의학 기술 등의 성과를 공유했습니다. 김 대표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엔젠시스(VM202)의 최신 임상 개발 상황 및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특히 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의 플랫폼 기술을 20년 넘게 연구해왔다는 점, 엔젠시스의 우수성, 최신 임상개발 현황 및 향후 임상개발 전략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헬릭스미스는 유전자치료 분야에서 엔젠시스로 복수의 임상 3상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며 "발표와 별도로 10여개의 기업들과 미팅을 통해 상호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엔젠시스는 HGF 단백질을 발현하는 플라스미드 DNA 유전자치료제로, 단순히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생성 및 신경재생 효과를 통해 신경병증의 근본 원인을 공략한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8년 엔젠시스를 첨단재생의약치료제(RMAT)로 지정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1세대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옛 바이로메드)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동안 고위험 헤지펀드 등에 투자해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공개하면서 연말 추진중인 2800억원대 유상증자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유상증자에 성공해도 난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상증자 성공 시 김선영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12.14%에서 9.48%로 줄어듭니다. 김 대표가 아들에게 주식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내기 위해 주식을 매각한다면 지분율이 더 줄어들면서 김 대표의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아들에게 증여를 시도했으나 지난해 10월, 지난 9월 두 차례 취소한 바 있습니다. 일부 주주들은 경영권 행사에 관여하기 위해 소액주주로부터 주주 권한 행사 위임장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일시적으로 비용처리를 했고 이후로 회계를 보수적으로 처리해 임상개발비용을 무형자산으로 계산하지 않고 모두 비용 처리 하면서 관리종목 이슈가 발생했다”며 “공시한 대로 유상증자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