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채소 중 하나로 '홍당무'라고도 하며, 원산지는 아프가니스탄 입니다. 옛날에는 사람은 안 먹고 가축인 말의 밥으로나 주는 식물이었으며 요새는 샐러드, 카레, 볶음밥, 김치, 후식 등등에 꽤 많이 들어갑니다. 토끼, 소, 말 등의 동물도 무척 잘 먹는습니다. 다만 토끼는 뿌리부분 보다 잎쪽을 더 좋아한다고 하네요.
원래는 야생당근은 유라시아를 막론하고 현재 익숙한 주황색이 아니라 흰색 혹은 옅은 색이 대부분으로 자생하고 있었습니다. 단맛이 아예 없고 쓴맛이 강했습니다. 오직 아프가니스탄에서만 뿌리가 주황색이어서, 여기의 당근이 전 세계로 퍼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푸드 코디네이트가 유행하면서 노란색, 보라색 당근 또한 각광받습니다. 이후 현재는 당근을 생각하면 주황색에다가 단맛이 강한 종으로 재배하고 그걸 계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방 수확한 당근은 이게 평소에 먹던 당근이 맞나싶을 정도로 무척 달다고 하네요.
조리만 제대로 되면 자연스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실 향을 무시하고 먹으면 날것으로도 제법 먹을만하기도 합니다. 비빔냉면이나 물회 등 양념의 향으로 당근 향을 가리면 특유의 향이 문제될 것이 없어서 그럭저럭 잘 먹습니다. 근데 그렇게 해도 이상한 향은 여전히 납니다. 단맛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들의 미각에 가장 거슬리는게 바로 당근 특유의 향 입니다.
아끼겠다고 손질도 안하고 오랫동안 방치해 신선도도 떨어진다면 끔찍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버터에 볶아내면 맛이 괜찮아집니다. 사실 제대로 기름에 볶지 않으면 비타민 A의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꼭 기름에 볶는 걸 권합니다. 로즈마리를 넣으면 향이 좋아집니다. 다만 일부의 경우 비누향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향이나 식감은 문제가 되지만 맛은 뛰어나서 서양에서는 야채 육수내는 용도로 자주 쓴다고 합니다. 당근으로 낸 육수는 양식에서 수프나 소스 베이스로 가장 많이 쓰입니다. 액체로 우려내면 식감도 걱정할 것이 없고 향도 다른 향신료로 묻어버릴 수가 있고 당근 특유의 감칠맛과 단맛은 그대로 살릴 수가 있으니 어떤 의미로는 이게 가장 호불호가 없는 조리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미리 육수를 내서 얼려놨다가 라면이나 국수로 끓여먹는 것도 선호합니다.
일단 먹이는 것이 1차 목표라면 잘게 다져서 완자 같은 것을 만들어 넣거나 바짝 말린 당근이나 당근 칩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후자의 경우 물컹한 느낌은 많이 없어집니다.
일부 채식 식단 중에는 얇게 썰어 말린 당근을 튀겨 감자칩처럼 먹게 해서 회유하는 방법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카레에 깍둑썰기 해 넣은 것을 아이들이 골라낼 때를 위해 당근을 갈아서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카레의 강한 향 때문에 당근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당근의 냄새를 느끼지 못하고 식감 문제도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반찬으로는 감자채 볶음을 할 때, 당근을 소량 섞어주면 됩니다. 식용유와 감자 때문에 의외로 향도 적게 나고, 식감도 감자와 유사해서 구분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햄도 당근과 동일한 비율로 넣어주면, 알록달록하고 맛도 보완되어서 잘 먹습니다.
볶음밥의 경우 당근을 거의 쌀알 수준으로 작게 썰어서 넣기 때문에 아이들이 당근이 들어가도 그게 뭔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볶음밥을 많이 먹다보면 자연히 당근도 많이 먹게 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잘게 다진 당근을 죽이나 계란찜이나 오믈렛 등에 넣어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혹은 당근 케이크에다가도 사실 당근을 잘게 다져서 볶음밥, 죽, 스프, 계란찜, 오믈렛 등에 넣으면 특유의 예쁜 색감이 잘 살아나서 미적 효과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의 조리법은 모닝빵 반죽이나 재료들을 잘게 다져넣어 소를 만드는 만두, 파이 등의 요리에도 충분히 활용 가능합니다.
사과와 함께 갈아서 마시면 몸에도 좋고 당근 특유의 향도 크게 없어지며 색깔도 예쁘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페에서 사 먹으려면 고생을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생과일 주스 집에 가면 이상하게 없습니다. 그리고 과일 브랜드 중에도 당근 주스는 이상하게 몇 개 없습니다.
또 믹서기가 아닌 착즙기를 이용해 당근을 갈아 만든 당근즙은 마치 설탕물처럼 단맛을 냅니다. 그 외에 당근 아이스크림 역시 가벼우면서도 달달한 맛을 내니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괜히 서양 국물 요리에 당근이 필수인 것이 아닙니다. 심심하면 루티 프루트(Rooty Fruit)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오이처럼 4등분으로 썰어서 쌈장과 고추와 함께 먹기도 합니다. 이가 튼튼하다면 겉부분을 긁어낸 당근을 깨끗하게 씻어서 통째로 씹어먹어도 괜찮습니다. 책 읽거나 컴퓨터 하는 도중에 입을 심심치 않게 하는 데 좋습니다.
서양에서는 여성들이 간식으로 미니 당근(baby carrot)을 가방에 넣어 놓고 다니면서 먹습니다. 큰 당근보다 비린 향이 덜하고 단맛이 더 강한 편 입니다. 주로 랜치 등의 소스가 딸려서 같이 소는 패킷 단위의 간식을 슈퍼에서 판매합니다. 한국에서도 코스트코 등에서 아예 이런 용도로 5~6개씩 포장된 당근을 살 수 있는데, 다이어트 중의 간식으로 아주 좋습니다.
당근은 베타카로틴이 함유되어 있어 백내장에 좋습니다. 당근의 베타카로틴은 껍질에 집중되어 있으며 기름과 함께 익혀먹을 때 흡수율이 높습니다. (익힐 때:60∼70%, 안 익힐 때:10% 미만) 식초는 베타카로틴을 파괴하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당근의 베타카로틴이 간이나 간암에 좋다는 정보도 있습니다. 천연 카로틴은 이상이 없지만 인공적이거나 인위적으로 카로틴을 과다 섭취하면 귤을 많이 먹으면 손이 노래지듯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고 합니다.
또 당근은 루테인과 제아잔틴 성분으로 인해 눈을 건강하게 유지해주고 시력향상에 어느정도 효과는 있지만, 이미 야맹증에 걸린게 아닌 이상 밤눈을 밝게 해주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