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치달은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점하면서 바이든 테마주 베팅에 나선 뉴욕 월가 ‘큰손’들의 행보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이들은 바이든 후보 당선시 ‘바이드노믹스’의 핵심인 헬스케어와 친환경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관련주에 대한 투자를 늘린 모습입니다.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스티븐 코헨 포인트72 애셋매니지먼트 회장은 지난 28일 미라젠 테라퓨틱스 주식 650만주를 신규 매입했습니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코헨은 최근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 구단을 인수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투자자입니다.
미라젠은 RNA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나스닥 상장사로, 대선을 앞두고 일주일 새 100% 넘게 급등했습니다. 주가가 아직 1.14달러(2일 종가)인 동전주지만 백혈증, 섬유증 관련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사실에 주목해 오펜하이머, H.C.웨인라이트 등이 목표주가를 5달러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코헨이 투자한 제약·바이오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2일에는 벨루스 헬스 주식을 587만6819주 추가 매입했으며, 바로 다음날에는 애글리아 바이오테라퓨틱스 주식을 288만7976주 새로 사들였습니다. 이에 앞서 6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에, 9월에는 지난해 상장한 제약사 바이시클 테라퓨틱스와 펄크럼 테라퓨틱스에 투자한 바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업종이 헬스케어 확대를 강조하는 바이든 후보 당선 수혜주로 꼽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서 9월에는 헤지펀드 바이킹 글로벌 인베스터스를 이끄는 안드레아스 할보르센이 아티라 파머, PMV 파머를 신규 매입했고, 데이비드 쇼가 창립한 퀀트 헤지펀드 D.E.쇼앤코는 백신 개발사 알티뮨 지분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친환경 산업 육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를 늘리는 거물 투자자도 있습니다. 코튜 매니지먼트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인 필리페 라폰트는 지난 8월 미국 태양광 패널업체 비빈트 솔라에 투자한 데 이어 10월에는 태양광업체 선런 주식까지 새로 매입했습니다. 선런은 지난 7월 경쟁사 비빈트 솔라를 14억6000만달러에 인수, 연내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국내 투자자들도 미국 대선 과정에서 친환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모습입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화이자를 1987만달러 순매수해 전체 18위에 올렸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업체 인페이즈 에너지와 넥스트에라 에너지도 각각 1248만달러,1075만달러 순매수했습니다. 선런도 순매수액이 1004만달러에 달해 30위권에 진입했습니다.
2020 미국 대선이 3일(현지시간) 시작된 가운데 증권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수혜 종목이나 투자 전략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당선시 단기적인 증시 충격이 예상되나 일시적 변동성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와 같이 기술주 중심의 전통적 대형주 수혜가 예상되고 에너지와 국방 등 공화당 전통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경기부양 기대와 대선 불확실성 해소로 국내 증시가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기술주 보다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관련 업종이 부각될 전망입니다. 바이든 후보가 글로벌 그린 뉴딜 트렌드에 맞춰 풍력, 태양광을 포함해 2조달러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은 "바이든 후보 승리시 친환경 관련 산업들의 주가에는 호재다. 환경 정책과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인프라 관련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산업재와 일부 소재 등 관련 산업들에게도 기회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 후 건강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업종이 유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대선 이전에는 변동성이 작은 가치주의 비중 확대, 대선 이후에는 건강관리와 커뮤니케이션 업종 위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과거 패턴을 분석해 볼때 유망한 투자 전략이라는 판단입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바이든과 트럼프 당선 여부와 관계 없이 인프라 투자는 진행되기 때문에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 관련주의 수혜가 예상됩니다. 국내 통신사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무선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때문에 미국 통신사들이 5G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시함에 따라 5G 네트워크 보안 검증과 평가, 5G 융합서비스 기술 등 5G 기반의 다양한 통신 기술과 서비스 수출에 유리하다는 것 입니다.
키움증권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 되는 것이 아니라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2억4000만명의 유권자 중 사전 투표가 9400만명을 기록했고, 우편투표가 6000만명을 넘어 불활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는 시간이 지나며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업계와 각 기업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경제정책 기조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우리 기업과 증시의 대처 역시 변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입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이 주목하는 분야도 달라집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 시 친환경 관련주가,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IT 및 경기소비재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또는 바이든 후보 당선에 따른 미국의 산업정책 전망과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1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산업연구원과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지난달 19∼20일 화상으로 진행한 미국 내 산업·기술·무역 분야의 전문가 발표 및 토론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보고서는 두 후보가 공통으로 미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탈중국화를 위해 기업과 무역·통상, 기술·안보를 서로 연계하는 방식의 전방위적인 산업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유지하고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를 강령으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G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미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보고서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복원과 탈중국화 등 두 후보의 공통된 산업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과 그에 따른 추가적인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므로 전방위적인 산업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트라도 이날 '미국 경제·통상정책 전망·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누가 당선되든 현재 사회·경제적 여건상 당장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를 활용한 일방적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미·중 기술 냉전과 무역 분쟁이 심화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바이든 후보는 신재생 청정에너지를 강조하고 플랫폼 기업 규제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한다는 점에서 기존 트럼프 정부 정책과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은 4년간 2조달러를 친환경 정책에 투자하는 한편 파리기후변화 협약 재가입 의사를 밝힌 바 있어 그가 당선될 경우에는 청정에너지 인프라와 관련된 업종들이 강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이같은 바이든의 정책은 특히 지난 9월 우리 정부가 내놓은 '그린뉴딜' 정책과도 부합하는 것이어서 우리나라 친환경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바이든의 반기업적 정책입니다. 그는 현재 21%인 법인세율을 28%로 인상하는 등 적극적인 증세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어 경제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는 것 입니다. 독점 기업과 플랫폼 기업 대한 적극적인 규제 방침을 밝힌 것도 시장에 큰 악재 입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난 4년과 같이 감세와 규제 완화에 집중할 전망이어서 시장 친화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코트라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에는 중국 견제로 인한 반사이익, 인프라 투자확대 및 자국 기업 우대 추세를 활용한 현지 진출 가능성 극대화 등이 한국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공약으로 약 1천20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고 5G 통신망 구축'을 내세운 바 있어 5G 통신, 방산, 빅테크가 수혜주가 될 전망입니다.
이재윤 연구원은 "미국에 5G 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그리고 이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건설, 철강 등 기존 전통적 인프라 산업과 방산주도 비교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트럼프의 당선이 바이든 당선보다 우리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