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급등과 함께 가상자산 초보 투자자(일명 코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간 이더리움 전송 과정에서 이더리움 입금 오류 피해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에서 이더리움을 구입한 뒤, 한국내 거래소로 전송해 출금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지갑 간에 전송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의 기술적 특성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이더리움을 몽땅 분실하게 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 입니다.
특히 기상자산 거래는 중간 관리자가 별도로 없어 입금 오류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코린이들은 가상자산 거래소 선택과 가상자산 전송 과정의 기술적 특징을 세심히 파악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국내 거래소로 이더리움 계열(ERC-20)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잘못 선택해 이더리움이 증발해 경제적 피해를 입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에서만 지원하고 국내 거래소들은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선택해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경우 자신의 지갑으로 가상자산이 입금되지 않는 기술적 특성을 코린이들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사전 고지를 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바이낸스는 이더리움(ETH)과 ERC-20 가상자산을 외부 거래소로 전송할 때 바이낸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바이낸스 체인(BEP2),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EP20), 이더리움(ERC-20) 등 3가지 네트워크 옵션을 제공합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전송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바이낸스가 자체 네트워크를 개발해 지원하고 있는 것 입니다. 각 네트워크 별 전송 수수료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2997원인데 반해 바이낸스 체인은 32.98원,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은 65.95원 입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바이낸스에서 국내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옮길때 이더리움 보다 저렴한 바이낸스 체인이나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바이낸스 자체 개발 네트워크를 국내 거래소들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지원하지 않는 네트워크를 선택해 국내 거래소 지갑으로 가상자산을 전송하면 가상자산이 그대로 사라지는 것 입니다.
그나마 바이낸스 체인은 스마트 컨트랙트(조건부자동계약체결) 바이낸스 체인을 선택해 이더리움 계열 가상자산을 전송하면 '해당 네트워크와 맞지 않는 지갑 주소이기 때문에 다른 네트워크를 선택해라'는 경고가 뜹니다. 반면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은 네트워크와 맞지 않는 지갑 주소라도 경고 문구 없이 전송이 완료된다. 그러나 국내 지갑으로는 가상자산이 전송되지 않는 것 입니다.
최근 바이낸스 거래소 지갑에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을 이용해 업비트 지갑으로 9ETH(약 1900만원)를 전송했다 자산을 잃어버린 한 투자자는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을 선택해 이더리움을 업비트로 보냈는데, 별도의 경고 없이 바로 '전송완료(Complete)' 메시지가 게시됐다"며 "이후 업비트 지갑을 보니 전송한 가상자산이 입금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는 "바로 업비트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 컨트랙트는 복구가 어렵다는 답만 돌아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해당 투자자가 업비트 상담창구를 통해 받은 답변은 "바이낸스 거래소에서 발생한 거래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네트워크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는 입금 처리되지 않은 거래"이라며 "업비트에서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 가상자산의 오입금이 발생할 경우, 오입금 복구만을 목적으로 해당 네트워크의 개발이나 기술 지원이 불가하다"고 돼 있습니다.
또한, 일부 오입금 사고 피해자들은 업비트가 해당 오입금된 자산을 갖고 있음에도 복구해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이나 횡령 등의 형사고소를 준비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업비트는 "오입금 자산은 업비트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해당 건에 대해선 기술적 복구도 불가능하다"며 "최근 관련 피해 사례들이 많이 발생하는만큼 항상 가상자산의 기술적 특성을 고려하고 거래를 진행해 달라"며 사용자들의 주의만 당부했습니다.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이런 경우 투자자가 자산을 외부 지갑으로 송금할 때 바이낸스가 자체적으로 출금을 제한하는 등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용자의 기술적 이해를 전제하는 것이 아닌, 거래소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피해 예방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토큰을 사고팔 때 채굴자에게 지불하는 수수료인 가스비가 폭등하자 사용자들이 대안 찾기에 분주합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클레이 기반 클레이튼 블록체인과 BNB 기반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최근 클레이(KLAY)와 바이낸스코인(BNB) 가격이 급상승한 것이 이같은 관심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가 자사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발행한 암호화폐 클레이(KLAY)는 최근 일주일새 250% 이상 상승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세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0.5~0.6달러(한화 약 600~700원)대에서 거래되던 클레이는 17일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23일 기준 1.7달러(한화 약 1900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세계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자사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한 BNB는 지난 20일 테더(USDT)를 제치고 암호화폐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습니다. 40달러(한화 약 4만4000원)대에 거래되던 BNB는 2월부터 꾸준히 상승하기 시작해 20일 355달러(한화 약 39만원)까지 치솟았다가 23일 오후 1시 기준 248달러(한화 약 2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3개월전대비 6배 이상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 같은 두 암호화폐의 상승세에는 이더리움 가스비 증가가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이더리움 가스비는 ‘탈중앙 암호화폐 금융(DeFi, 디파이)’ 서비스의 성장과 이더리움 가격 상승으로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밤 암호화폐 시장이 동반 폭락하자 투자자들이 동반 매도에 나섰고 이로 인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사용량이 급증해 가스비가 폭등했습니다. 블록체어 데이터에 따르면 23일 기준 이더리움 네트워크 가스비는 건당 평균 29달러(한화 약 3만1000원)을 상회하며 지난 22일 건당 평균 32달러(한화 약 3만50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이 여파로 바이낸스, 업비트, 빗썸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가 23일 새벽 ETH와 ERC 20 토큰의 출금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디파이 업계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클레이튼과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 등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대표적인 디파이 프로젝트인 아베(Aave)의 마크 젤러 통합총괄은 “이더리움은 확장성이 늦었고 거래 수수료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BSC는 디파이 초기진입자를 위해 사용자경험(UX) 면에서 많은 장벽을 낮췄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아발란체(AVAX), 솔라나(SOL), 그리고 폴카닷(DOT)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면 탈중앙을 지향하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 바이낸스, 그라운드X등 중앙화된 주체가 운영하는 블록체인에 대해 우려섞인 의견도 나옵니다. 이더허브 사싸노(Anthony Sassano) 이더허브 공동창업자는 “BSC는 중앙집중식 사기 체인”이라면서 “중앙집중식 블록체인이 이더리움과 비교할만한 것처럼 홍보되는 것을 보려고 지난 4년동안 이더리움 업계에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