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이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김제덕은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입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주몽의 나라' 한국에서 국가대표 자리를 따낸 그는 안산 선수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 신설된 혼성 단체전에 나섰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양궁장에서, 경기 내내 '파이팅'을 연호하는 김제덕의 모습은 세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충분했습니다.
김제덕과 안산은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 팀에 5-3으로 승리했습니다. 두 사람은 2020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안긴 선수가 됐습니다. 김제덕은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이미 예술체육요원 조건을 갖췄고, 역대 하계 올림픽 한국 남자 금메달리스트 중 최연소라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김제덕의 '파이팅'은 곧바로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박채순 양궁 대표팀 총감독에 따르면 이 포효는 준비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후로 단 한 번도 왕좌에서 내려오지 않는 한국 대표팀을 기세로 누르려는 해외팀의 견제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부부젤라'까지 등장했습니다. 어린 선수가 들어온 김에, 우리도 소리 한 번 질러 보자는 마음으로 계획한 것 입니다.
경기 직후 취재진 앞에서 '유망주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김제덕은 "얘들아, 무조건 파이팅이야"라고 말하며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뽐내기도 했어요. 때문에 네티즌들은 '김제덕이 게임 주먹밥 쿵야 캐릭터를 닮았다', '포켓몬스터의 이상해씨와 표정이 똑같다'며 각종 밈과 팬아트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는 아버지뻘 베테랑 선수들의 가운데서 제몫을 해내며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양궁 사상 첫 3관왕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속에 개인전을 치렀지만, 아쉽게도 32강에서는 독일 선수와의 경기에서 패배했습니다. 이로써 김제덕의 도쿄 올림픽은 '2관왕'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한편 김제덕이 리우 올림픽이 한창이던 2016년 여름, SBS '영재 발굴단'에 나온 적 있다고 합니다. 당시 김제덕은 중국의 17세 신궁 소녀와 맞서는 13세 소년으로 등장해 접전 끝에 승리를 거뒀습니다.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김제덕 선수를 2년 동안 가르쳐온 경북일고 황효진 코치는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완벽주의 성향으로 하루에 1000발을 쏘기도 했다”며 불굴의 집념을 가진 선수라고 말했습니다. 황 코치는 김제덕 선수의 아버지가 지난해 초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이 불편하다며 김 선수의 의젓함을 간접적으로 전했습니다.
10대 소년이라고 볼 수 없는 두둑한 배짱과 ‘샤우팅’으로 시선을 모은 김제덕 선수도 일상에선 영락 없는 고등학생이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치킨도 좋아하고 햄버거도 좋아하고 다 잘 먹는다”고 말했다. 또, “몸에 좋다는 거는 더 잘 먹는다”고 웃으며 덧붙였습니다. 황 코치는 “제덕이가 목표가 그랜드슬램이다. 꼭 그걸 이뤘으면 좋겠고 어깨 관리 잘해서 10년, 20년 더 롱런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며 “제덕이의 선수 생활은 이제 시작”이라고 기대감을 전했습니다.
황 코치에 따르면 김제덕은 완벽주의자입니다. 훈련이 완벽하게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하루 13~14시간 동안 활을 쏜다고 합니다. 이번 올림픽도 될 때까지 해볼 작정인가 봅니다. 김제덕은 금메달을 딴 후 황 코치와의 통화에서 "끝날 때까지 긴장 늦추지 않고 끝까지 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